
맹형규/행정안전부 장관
이번 6월은 ‘정보문화의 달’ 25년이 되는 달이다. 이 땅의 정보기술(IT) 선구자들은 21세기에는 정보의 생산과 건전한 활용이 그 무엇보다 중요할 것으로 내다보고, 인터넷 도입 초창기였던 1988년에 ‘정보문화의 달’을 제정했던 것이다. 이후 우리가 달성한 성과는 실로 감개무량하다. 초고속 인터넷 보급률 등 정보화 관련 거의 모든 통계에서 세계 수위에 올라가게 됐고, 유엔에서 실시하는 전자정부 평가에서는 2010년과 2012년 2회 연속 세계 1위를 달성했다.
올 상반기에만 아시아, 중남미 국가와 유럽 선진국까지 41개국에서 우리의 전자정부를 배우기 위해 찾아왔다. 2002년 10만 달러에 불과했던 전자정부 수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해 지난해에는 2억4000만 달러로 늘어났다. 2009년 말부터 도입된 스마트폰은 불과 2년반 만에 2700만 대가 보급돼 손가락 하나로 자신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됐다. 그야말로 세계에서 컴퓨터와 인터넷을 가장 잘 사용하는 나라가 된 것이다.
온 국민이 함께 이룩한 이러한 성과를 앞으로도 계속 이어가야 한다. 이를 위해 기술의 발전뿐만 아니라 ‘안전하고 따뜻한 스마트 세상’이 되도록 함께 노력해야 한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사이버 폭력과 인터넷 중독, 음란물에 멍들지 않도록 안전하고 품격 있는 사이버 세상을 만듦과 동시에 장애인·다문화 가정과 같은 취약 계층에는 희망과 용기를 북돋워주는 따뜻한 인터넷을 만드는 일은 당면 과제다.
이러한 방향을 보여주는 사례가 있다. 최근 개봉된 어느 영화의 실제 모델이기도 한 조영찬 씨는 시각과 청각을 잃고 촉각으로만 생활하는 장애인이다. 조 씨는 점자 입출력이 가능한 정보통신 보조기기를 활용해 인터넷을 이용하기 시작한 후 삶의 희망을 얻었다. 인터넷 동호회를 개설해 다른 회원들과 정보를 교류하는가 하면, 대학원 전공 공부를 마친 후에는 미국 헬렌켈러 국립센터의 프로그램을 이수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정보화의 역기능을 극복한 사례도 있다. 양산의 한 고등학생은 인터넷 게임에 빠지면서 자퇴까지 하게 됐으나 부모의 관심과 인터넷 중독상담센터의 도움으로 게임중독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게임에 쏟았던 집중력과 몰입의 경험을 공부하는 데 사용해 다시 입학한 고등학교 배치고사에서 전교 1등을 했고, 내신 전 과목 1등급을 받았다. 그뿐만 아니라, 게임중독에서 벗어난 고마움을 사회에 갚고자 봉사활동을 하고 용돈을 쪼개 매월 기부도 하고 있다.
정부는 정보화 역기능과 정보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오고 있다. 상대방에 대한 존경과 예의가 지켜지는 품격 있는 정보윤리를 정착시키기 위해 582만 명에게 정보윤리교육을 했고, 인터넷 중독 예방을 위한 62만 건의 상담이 이뤄졌다. 또한 정보화의 혜택을 모두 고루 누릴 수 있도록 다문화가정, 고령층 등 정보 소외계층 385만 명을 교육하고, 언어·청각 장애인과 일반인을 연결하는 통신중계 서비스를 170만 건 제공했다. 최근에는 음란물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해 불법 파일 공유 사이트를 집중 단속하고, 청소년 유해 앱을 차단하는 프로그램을 보급하고 있다.
24년 전 IT 선구자들이 미래를 내다보고 정보화 시대를 준비한 것처럼, 우리도 우리의 후세대에 남겨줄 빛나는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그것은 바로 올해 ‘정보문화의 달’ 주제이며, 앞에서도 언급한 ‘안전하고 따뜻한 스마트 세상’이다. 차갑게만 느껴지던 디지털 기술로 사람과 사람을 안전하고 따뜻하게 이어주는 스마트 세상, 이것이 우리가 앞으로 만들어가야 할 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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