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의 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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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들은 기상 뉴스를 들으면서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그만큼 기상은 우리의 삶속에서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도 벚꽃 피는 시기가 약 1주일가량 늦어졌다고 한다. 이러한 현상은 어떻게 해서 일어나는 것일까?



절기는 봄이었으나 오랫동안 꽃샘추위를 느껴야 했으며 따스한 봄 냄새를 맡기도 전에 초여름의 날씨를 경험해야 했다. 하지만 이런 일들이 반복해서 일어나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 것 같다.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사이에 조금씩 기후가 변화하여 온 것이다. 우리는 사라져 가는 북극의 얼음 때문에 북극곰이 생명을 위협받고 있다는 보도를 들으며 안타까워 했으나 이러한 기후 변화가 작물의 생산량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미처 깨닫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세계적으로 지난 100년 동안 평균기온이 0.7℃ 상승하면서 밀의 주 생산지인 인도, 호주, 러시아의 대평원이 이제는 더 이상의 곡창 지대가 아님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이러한 밀 생산량 감소는 가격인상을 가져왔고 결국 이집트, 리비아, 튀니지에서는 ‘자스민 혁명’으로까지 발전하게 되었다. 그러면 이러한 현상이 비단 아프리카의 몇몇 나라에서만 일어나는 일인가? 우리나라는 이러한 밀 가격 인상과 거리가 먼 나라의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는 않는가?



우리나라는 GDP가 세계 13위인 부자 나라니까 언제든지 수입하면 되는데 걱정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지는 않는가? 밀은 우리나라에서 연간 약 400백만톤을 수입하고 있는데 그 중 약 200만톤은 먹을거리로 사용하고 있어 국민 1인당 소비량은 약 31kg/년으로 쌀 다음인 제2의 주곡작물이다. 우리는 엄청난 양의 밀가루를 외국에 의존하며 살면서도 국제 가격의 변동에는 별 관심이 없었다. 만약 지금 같은 속도로 기후변화가 진행되면 앞으로 세계 밀 생산량의 감소와 가격 인상은 불을 보듯 뻔한데도 이에 대한 대비는 하고 있는 것인가?



만약 밀 수출국들이 더 이상 밀을 팔지 않는다면 장차 어떻게 대처해야만 할 것인가? 또한 우리나라는 기온의 상승이 100년 전에 비하여 세계 수준의 2배인 1.5℃ 상승하였으며 앞으로도 더욱 상승 할 것이라는 보고가 있다. 국내에서 생산은 더욱 어려워지고 해외에서 수입도 자유롭지 않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국내산 밀가루의 가격이 비싸고 우리 입맛에 맞지 않다는 이유로 무작정 거절 할 것인가? 엄청난 재앙이 닥치고 나서야 대책을 세우는 우(憂)를 범하는 사례를 많이 보아 왔지 않았는가?



현재와 같은 무관심이 우리의 후손에게 엄청난 대가를 치르게 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안전한 먹거리를 지킬 수 있도록 국내산 밀의 생산기반을 조성하고 국내산 밀이 재배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연구기관에서는 기후변화에 적응 할 수 있는 새로운 품종을 개발하고 보급하여 식량 안보의 길을 다듬어야 할 것이며, 국민은 국내에서 생산된 국산 밀을 일정 부분 소비시킴으로써 다가오는 식량위기에 대처해야 할 것이다.



요즘 부흥이 일고 있는 ‘로컬 푸드’ 운동은 탄소 마일리지를 줄이고 이 땅에서 생산되는 안전한 농산물을 소비자에게 지속적으로 제공 할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이미 세계 각국의 가장 중요한 이슈는 식량 안보가 되었으며 앞으로의 강대국은 식량을 자급하고 수출하는 국가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선진국의 식량자급률은 호주는 416%, 프랑스 203%, 미국 162%, 캐나다 147%로 매우 높다. 이로 인해 경제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식량의 무기화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지게 되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사료를 포함한 약 74%의 곡물을 수입에 의존하는 실정이며 쌀 이외의 주요 곡물의 자급률은 매우 낮아 특히 밀은 1.9%, 옥수수 1.0%, 두류는 8.6%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정부와 농업인이 협력하여 제2의 주곡인 밀의 일정 부분의 안정 생산을 통해 국민적 식량안보를 확보하는 계기가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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